처음마음

이찬수 지음

규장



대학 졸업을 앞두고 진로에 대해 기나긴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고민 끝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이웃을 섬기기 위해 연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중국 톈진대에 석사를 하기위해 지원하고 합격하여 유학을 오게 되었다. 처음 1년은 앞이 막막했다. 마치 군대에 입대한 이등병의 느낌이라고나 할까나. 전공기초도 많이 부족하고 중국어 실력도 짧은 상황에서 우수한 중국친구들과 함께 연구실에서 공부하고 연구한다는 것이 정말로 쉽지 않았다. 매주 금요일에 있는 연구실 회의 시간이 다가오면 마음이 무거웠다. 한주간의 성과가 항상 다른 친구들에 비해 많이 뒤쳐졌기 때문이다. 기가 죽을 때마다 '괜찮아! 비록 연구적 성과가 없더라도 나는 소중한 하나님의 자녀야'라고 되뇌었다. 그러던 어느날 교수님이 무언가를 맡기셨는데 도저히 내 능력으로 할 수가 없었다. 너무 낙심이 되어 연구실 문을 박차고 나가 학교 안에 있는 글로리아 진스라는 카페에서 눈물을 흘리며 성경을 읽었다. 오죽하면 부모님께 "그만두고 한국에 돌아갈까요?"라고 메세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을 가진 학자, 교수가 되어 학생들과 동료들을 주님의 마음으로 섬기겠다는 꿈을 기억하며 하루하루 버텨왔다. 


한학기 한학기 시간이 흐렀고 석사 3년차가 되었다. 점점 전공에 대한 기초가 쌓이고 연구성과들이 생기면서 교만해졌다. 마음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고생고생 노력해서 이만큼의 실력을 얻게 된거야!' 주님이 나에게 공부할 수 있는 뇌와 눈과 손과 건강을 허락해주시고 톈진대학교 영상처리 연구실이라는 환경을 허락해주신 것은 어느새 잊고 나의 노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나님이 나를 위해 행하신 놀라운 일들에는 관심이 적어지고 내가 행하는 놀라운 일들(놀라울 것도 없는 아무 것도 아닌 것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교수님과 동료들에게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그것이 나의 마약이 되었다. 칭찬을 듣기 위해 연구에 쉼없이 몰두했고, 연구 성과가 생각한대로 나지 않을 때는 조급해지고 화가 나고 짜증이 났다. 주일에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릴 때도 연구에 대한 생각들이 떠나지 않았다. 또 같이 연구하는 친구, 후배들에게 내가 어떤 도움을 주었을 때 어떻게든 생색내고 싶었다. '다 내 덕분이야. 너네 나한테 고마워해야해.' 그렇게 꽤 긴 시간이 흘렀고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원래는 연구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자 했으나, 점차 연구를 통해 나를 높이고 싶어졌다. 나의 가치를 증명해내고 싶었다. 나는 아주 흔하디흔한 세상적인 연구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연구하기로 마음 먹었던 대학 졸업을 앞 둔 그때의 처음마음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하나님은 나를 긍휼히 여기시고 포기하지 않으셨다. 처음마음을 회복하도록 말씀으로, 찬양의 가사로, 동역자들을 통해, 신앙서적 등으로 계속해서 말씀해주셨다. 십자가의 정신을 회복하라고 훈계하시고 다독여주셨다. '너 연구 왜 하니? 다른 사람들 앞에서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그러듯이 우쭐거릴려고 그러는 거냐?' 하나님께서 나에게 건강을 주시고 재능을 주신 것은 남들 앞에서 자랑하라고 주신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을 돕고 다른 사람들에게 대가없이 희생하고 아낌없이 주라고 하신 것임을 다시금 기억하게 하셨다.  


나처럼 처음마음을 잃은 사람이 있다면 이찬수목사님의 <처음마음>을 읽어보자. 하나님께서 우리가 회복하기 원하시는 십자가의 정신을 회복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Posted by 톈진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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