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전쟁
김진명 지음
새움


독후감

김진명 작가의 책을 읽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과연 어디까지가 팩트일까?' 그는 현존하는 인물들과 현실, 역사를 토대로 소설을 쓰기 때문이다. 글자전쟁의 한 인물인 소설가 전준우가 바로 김진명 작가 자신의 분신과 같다. 

문단에서는 그를 허구라는 장치를 사용하지만 드러난 사실보다 더 깊은 수면 아래의 진실을 캐낸다는 뜻으로 '팩트 서처'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었다. 

과연 김진명 작가가 글자전쟁을 통해 밝히고 싶은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한자를 누가 처음 만들었는가?'이다.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한자가 중국의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자를 사용하는 나라는 중국, 한국, 일본 등 여러나라이지만. 중국인들은 한국과 일본 사람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한자를 빌려가서 사용히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제기하는 문제는 한자를 처음 만든 민족은 한족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자는 한족의 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동이족의 나라였던 은나라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1899년에 중국 산동성에서 은나라의 수도였던 은허가 발견되었는데, 그곳에서 나온 고고학적 유물들을 통해 은나라가 동이족의 후손임이 확인되었다. 또한 발견된 갑골문을 통해 이미 5000개가 넘는 한자가 은나라에서 사용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래서 '한자'를 '은자'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은나라의 주인이었던 동이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이족은 동쪽에 큰 활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란 뜻으로 우리 한민족을 뜻하는 것이다. 동이족이 은자를 처음 개발했고, 이후에 한족 나라인 주나라가 동이족 나라인 은나라를 멸망시킨 후에는 주나라도 은자를 사용했다. 아마 오랜 시간동안 한족들은 자체적으로 은자를 발전시켜갔을 것이다. 그러면서 은자 대신에 한자라는 이름도 붙였을 것이고.

현대 중국을 대표하는 문호이자 저널리스트인 임어당(1895~1976)과 우리나라의 안호상 문교부 장관이 나눈 대화를 살펴보자. 

안호상 장관: "당신네 중국인들이 한자를 만들어 머리 아파 죽겠소. 왜 그렇게 복잡한 문자를 만들어 우리 한국인들까지도 한문혼용이냐, 한글전용이냐로 이렇게 골치 썩이며 대립하게 만드는 거요?"
임어당: "한자는 당신네 동이족이 만든 건데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씁쓸하지만 안 장관의 생각이 우리 대부분이 갖고 있는 생각을 반영하는 것 같다.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한자', 아니 '은자'가 중국인이 아니라 우리의 조상들의 고민과 노력으로 개발된 것이라니! 자부심을 가질만한 사실이다. 한자와 한글 모두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그렇다고 한자가 우리 한국인만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동이족이 처음 만들었어도, 역사상 한자를 사용해온 많은 나라들이 점차적으로 발전시켜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자는 한국의, 중국의 것만이 아닌, 한자를 사용해온 수많은 나라의 것이다.

중국의 많은 고고학자들은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몰랐고, 지금도 수많은 대한민국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같은 부단한 역사왜곡의 결과이기도 할 것이고, 또한 우리의 무관심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정신 바짝 차리고 있어야한다. 진리, 진실을 사수하기 위해 몸부림쳐야 한다. 이러다간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과 정체성을 다 빼앗겨 버린다. 가짜라도, 허위사실이라도 계속 듣게 되어 익숙해지면, 그것은 어느새 우리 생각 속에 진짜로 둔갑한다. 쪽수와 열심이 많은 쪽이 득세하는 세상이다. 중국과 일본의 비양심적인 학자들은 지금껏 열심히 역사를 왜곡해왔다. 그들의 열심은 지금 꽤 열매(?)를 맺고 있다. 독도분쟁, 동해의 명칭 문제, 동북공정 등을 그들이 괜히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에서 석사를 하면 석사 1년차 때 중국문화 수업을 필수로 듣는다. 그 수업에서 사용하는 교재에서는 한자를 고대 중국인이 만든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있다. 진정 한자를 개발한 은나라의 구성원이 한족이 아니라 동이족이라는 말은 찾아볼 수 없다. 진실을 은폐하는 것이다. 그 수업을 듣는 수많은 외국인들은 '한자가 중국인의 조상들이 개발해서 이렇게 발전해 온 것이구나'하며 자기도 모르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면서 은연 중에 중국인에 대한 존경이 생긴다. 이것이 바로 중국의 전략이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역사 왜곡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다. 중화사상,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것을 전파하고자 하는 것이다.  

글자전쟁에서 김진명 작가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한자를 우리의 조상이 처음 만들어 사용했다는 사실과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한 고발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역사의식을 계몽하는 것에 있지 않나 싶다. 아래 링크 건 글은 김진명 작가가 쓴 글인데, 글자전쟁을 간략하게 요약했다고도 볼 수 있는 글이다. 이 링크를 클릭하기 전에 이 책을 먼저 꼭 읽어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김진명의 '대한민국 7대 미스터리' 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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