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 호텔의 조식은 상당히 훌륭했다. 다양한 빵들과 햄, 소세지, 치즈, 잼, 오믈렛, 싱싱한 과일과 달콤한 디저트까지. 아직 유럽여행 초반이라 그런지 우리의 입과 위는 두손들고 느끼한 음식들을 환영했다. 식당은 온실정원 같은 따뜻함과 산뜻함이 느껴져서 아직 냉전상태인 것도 잠시 잊을 정도였다.


분위기 있던 가든호텔의 식당 입구


양껏 먹은 후 우리는 자그레브의 시내로 향했다. 자그레브 관광의 중심지로 불리는 반 옐라치치 광장으로 걸어가는 동안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자그레브의 향기를 느꼈다. 가지고 온 유로를 크로아티아 화폐쿠나로 환전한 후 큐티를 하기 위해 카페를 찾아헤맸다. (참고로 1쿠나는 대략 한화로 200원정도한다. 50쿠나면 만원정도하는 것이다.) 


산뜻한 자그레브의 아침.


반옐라치치 동상 앞에서.


자그레브 대성당이 눈 앞에 아름답게 보이는 노천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카페라떼 두 잔을 시켜놓고 큐티를 시작했다. 그런데 희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 표정을 보니 나도 지난 밤의 일이 생각나며 맘이 불편해졌다. 불현듯 아내는 결혼하기 전이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나는 당황하기 시작했고, 어제의 감정을 하나하나 자세히 치졸하게 꺼내기 시작했다. 결국 아내는 울음을 터트리며 신혼여행이 아니라 친구들과 해외 배낭여행을 온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사랑 가득한 여행이 아니라 빡샌 일정을 소화하느라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치는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이야기를 통해 희는 나의 사랑을, 나는 희의 인정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은 먼저 사랑하는 것이 답이라는 말씀이 생각났고,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다. 우리 앞에는 카페라떼가 놓여있었고, 종업원들은 저멀리서 이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리고 옆으로는 한국인 패키지 여행객들이 우르르 지나가고 있었다. 표정을 어떻게 관리해야하는지. 왜 우리는 노천 카페에 앉았을까.


그 문제의 노천 카페에서.


노천카페에서 바라본 전경, 공사 중인 자그레브 대성당이 보인다


대화 끝에 서로 서운했던 마음이 풀리면서 진정한 신혼여행이 시작되었다. 



4부 >> 마르코 성당, 그리고 트릴로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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