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 지음

생각의 길




▶ 독후감


논문을 쓰는 것이 주된 업무이고 블로그를 즐겨하는 나에게 글쓰기는 떼놓을 수 없는 행위다. 자연스럽게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있다. 어떻게 하면 어려운 전공 내용을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자주 자문하게 된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은 머리 속에 흘러다니던 글쓰기에 대한 철칙과 자세를 잘 정리해주었다. 나는 아래와 같이 요약했다.  


논리 글을 쓰는 이유는 주장하는 바에 대해 논증(옳고 그름을 이유를 들어 밝힘 [표준국어대사전])하기 위함이다. 개인적인 취향은 논증의 대상이 아니지만, 주장은 반드시 논증해야 한다. 


훌륭한 논리 글은 뚜렷한 주제 의식 아래 의미 있는 정보가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적절한 어휘로 문장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러한 글을 쓰려면,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 것 외엔 왕도가 없다. 많이 읽는 것을 통해 독해력, 요약력, 못난 글을 알아보는 능력을 기를 수 있고, 세상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축적할 수 있다. 또한, 많이 쓰는 것을 통해 글쓰기 근육을 키울 수 있고, 그 근육량에 비례하여 더 좋은 글을 쓰게 된다. 


글은 자신의 삶을 담는다. 삶이 보잘 것 없으면, 글도 보잘 것 없다. 삶이 뒷받침되어야만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삶이 뒷받침되어야 그 글에 독자의 마음이 움직인다. 


글의 초반부에 "개인적인 취향에 대해 논증하지 않는다"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누군가 "난 돈까스를 좋아해"라고 말한다면 논증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난 돈까스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야"라고 주장한다면 논증의 대상이 된다. 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인지 근거와 이유를 들어야 한다. 참 많은 경우에 개인 취향에 대해 쓸데없이 논증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마땅히 논증해야할 것을 논증하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가 쓰는 글은 대부분 논리 글인데, 유시민 작가가 말하는 뚜렷한 주제 의식, 의미 있는 정보, 명료한 논리, 적절한 어휘와 문장을 갖추고 있는가 묻게 되었다. 이 네가지 요소를 잘 기억한다면, 더 나은 논문과 블로그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많이 읽고, 많이 써야한다는 것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처음에 쓴 논문의 수준과 최근에 쓴 논문은 큰 차이가 있다. 첫 독후감의 수준과 최근에 쓴 독후감도 크게 다르다. 그동안 읽고 쓴 결과가 묻어난다. 더 열심히 읽고 써야겠다. 


글은 내 삶을 반영한다는 저자의 말이 글쓰기에 대한 어떤 스킬보다도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시중에 글쓰기에 대한 글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나는 왜 유시민 작가의 글을 읽었을까 생각을 해보면 저자가 유시민이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주어진 내 삶에서 정직하게 최선으로 살아가자. 그러면 내 글은 점점 더 영향력 있는 글이 될 것이다. 


유시민 작가가 글쓰기에 도움이 될 만한 몇 권의 도서를 추천했는데, 약간 납득이 안 되는 것들이 있었다. 우선 라인홀드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 대해 유시민 작가가 요약한 내용이다. 


"모든 집단은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가? 구성원들이 개별적으로는 이타적인데도 집단으로 뭉치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과연 집단에 속하지 않은 개별적인 사람들은 이타적인가? 사람에게 양심이 있어서 이타적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점도 있지만, 그보다는 이기적인 면이 훨씬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생각해도 그렇고, 주변의 사람들을 봐도 그렇다.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든 인간 개개인이든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법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 점에 있어서 동의가 되지 않는다. 또한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 대해서 요약한 것을 보자. 


"직업을 신이 부여한 소명으로, 세속적 성공을 종교적 구원의 증거로 간주한 프로테스탄티즘과 이윤 추구를 동력으로 삼는 자본주의, 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는가?"


기독교가 직업을 신이 부여한 소명으로 여기는 것은 어느 정도 맞지만 세속적 성공을 종교적 구원의 증거로 삼는다는 것은 전혀 동의가 되지 않는다. 기독교인들이 믿는 성경이 말하는 것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이르시되 네게 아직도 한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네게 보화가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 그 사람이 큰 부자이므로 이 말씀을 듣고 심히 근심하더라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이르시되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시니" (누가복음 18장 22-25절)

"부하려 하는 자들은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욕심에 떨어지나니 곧 사람으로 파멸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 (디모데전서 6장 9-10절)

"돈을 사랑하지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 (히브리서 13장 5절)

이 세 구절을 요약하자면, 돈을 추구하는 것이 많은 악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너무 많이 가지려하지 말고 있는 것에 만족하라는 것이다. 이것 말고도 성경에 돈과 관련된 구절들이 많다. 그러나 세속적 성공이 종교적 구원의 증거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부분은 단 한군데도 없다. 단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기독교인이 돈을 위해 사는 것 같이 느낀다면, 그 책임은 나와 같은 기독교인들에게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 성경의 말씀대로 제대로 살지 않아서 오해하게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이 책들을 읽어보지 않아서 유시민 작가가 요약을 잘못한 것인지, 그 책의 저자들의 생각이 그런 것인지 알 수 없다. 먼저 두 책을 읽고 누구의 생각인지 판단해야겠다. 그러나 누구의 생각인지를 떠나서 진실에 가까운 내용을 말하고 있는 책들인지는 의문이 든다. 추천도서라면 유시민 작가의 취향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주장도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살짝 논증해보았다.  

이제 독후감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유시민 작가가 말하는 글쓰기 철칙과 글을 어떤 마음으로 써야 하는가에 대한 조언은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고 나열한 도서 목록은 약간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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