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종족주의>, 일본과 관련된 근현대사의 진실은?

2019년 8월 21일에 쓴 독후감이다. 



아마 요즘 가장 핫한 책이 아닐까 싶다. 조국 전 수석을 비롯해서, 연일 언론에서 공격하고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방학 때 한국에서 책을 구입하고 중국으로 들어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 책을 펴는데, 주위에 앉은 한국 사람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나를 향한 비난의 시선인지, 아니면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의 시선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면 반일감정에 동조하지 않으면 매국노로 여기는 분위기에 위축되어서 나 스스로 그렇게 느낀 것일 수도 있다. 

약 400페이지가 되는 책을 읽으면서 조국 전 수석처럼 구역질이 나진 않았다. 오히려 '엇? 내가 알던 것과 좀 다르네? 이거 정말 사실일까? 꽤 신빙성 있는데?'하는 호기심과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면 무조건 일본을 싫어해야 한다는 것을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배워왔다. 왜냐하면 일본, 일제는 나쁘니까. 잔학무도한 일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했으니까. 우리는 교과서를 통해서, 영화를 통해서, 다큐를 통해서, 언론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배워왔다. 

그런 와중에 나는 2007년, 2008년 두번 일본에 여행을 갔었다. 그때 느낀 것은 "일본 엄청 깨끗하네?"와 "일본 사람들 진짜 정직하네?" 이 두 가지였다.

나는 2007년 도쿄 여행 중에 디지털 카메라와 축구기념공을 다른 날, 다른 장소에서 각각 잃어버렸다. 누가 훔쳐간 것이 아니라 정신없이 놀다가 놓고 간 후에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두번 모두 근처 분실물센터에서 찾을 수 있었다. 내가 지금 지내고 있는 중국에서는 꿈꿀 수도 없는 일이다. 또한 우리 조국 대한민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일본 사람들은 겉과 속이 다르다고 폄하하기도 하는데, 겉모습이라도 그런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한 것 아닌가? 이런 정직성은 정말 배워야한다. 

또 한번은 한 일본분과 대화를 하던 중에 그분께서 뜬금없이 나와 친구들에게 "예전에 우리 나라 사람들이 잘못한 것들 용서해줘. 정말 미안해." 이렇게 진심으로 이야기하는 것 아닌가? 오히려 내가 더 죄송했다. 왜냐하면 기독교인으로서 아직까지도 일본을 용서하지 못한 마음이 내 안에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왜 그분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그분이 우리에게 이렇게까지 용서를 구하는가! 굉장히 송구스러웠다. 이 사건은 일본에 대한 나의 생각을 많이 바꿔주었다. 

일본 여행 이후 나는 캄보디아, 중국, 필리핀, 크로아티아, 벨기에, 독일에 갈 기회들이 있었다. 지금 지내고 있는 중국과 같이 길게 있었던 곳도 있고, 짧게 지나간 곳도 있다. 만약 이 중에 하나의 국가에서 살아야한다면 나는 일본 또는 독일을 선택할 것 같다. 이렇게 말하면 요즘 어떤 사람들은 나를 매국노라고 지칭할지도 모르겠다. 어느샌가 우리 대한민국은 자신이 좋았던 경험을 좋았다고 말하는 것을 눈치봐야하는 나라가 되었다. 참으로 슬프다. 

나는 과거 일본의 행적을 잘했다고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 일제는 아무리 좋게 봐도 대한민국에 정말 큰 잘못을 저질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은 무조건 나쁘고 잘못되었다는 강한 편견을 가지고 있어서 일본이 실제 어떤 나라인지, 일제 시대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에 대해 중립적으로 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은 무조건 선이고, 일본은 무조건 악이라는 프레임을 가지고 역사를 보면 제대로된 평가를 내릴 수가 없다. 시중의 인기있는 소설책, 영화, 역사책, 언론기사, 다큐멘터리 등은 우리는 선, 일본은 악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중립적으로, 입체적으로 양국을 바라보려는 시도들은 거의 다 말살되고 있다. 반일 종족주의 때문이다. 

<반일 종족주의>는 일제시대 우리 한국인들에게 일본이 잘못한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일제가 잔악무도하게 지배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은 밝힌다. 실제와 그 정도의 차이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잘못했더라도 잘못한 이상으로 형을 내리는 것은 정의로운 일이 아니다. 실제 사실에 근거해서 형을 내려야 한다. 또한 이 책은 해방이후 일본이 우리에게 여러번 사죄의 뜻을 표했고, 여러번 배상을 해왔다는 역사적 사실들도 알려준다. 저자들은 일본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진실의 편을 드는 것이다. 

저자들은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악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거짓말 문화를 지적한다. 거짓말하는 국민, 학문, 정치, 재판에 대해서 자성을 촉구한다. 이러한 문화 가운데 일본과 관련된 근현대사를 점차적으로 왜곡해온 것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거짓이 가득한 사회는 결코 발전할 수 없고 결국 망국의 길로 간다는 진리를 저자들은 전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좀 더 입체적으로, 그 당시 상황을 이해하며 보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던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또한 사실과 다른 부분이 꽤 많았다. 돌이켜보면 역사를 감정적으로 배워왔다. 제대로 역사적 사료를 살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역사 공부를 신중하게 차차 해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지금보다 더 정확히 근현대사를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또 지금보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정치적 이념이 진보든, 보수든, 중도든 상관없이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20191102) p.s. 저자들의 주장이 어느 정도까지 맞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자들의 주장이 무조건 틀렸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나 제 독후감이 불편하게 느껴지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는데, 저는 연구자로서 진실을 알기 위해 힘쓰는 사람으로써 책을 읽었고 그에 대한 감상을 적은 것입니다. 댓글로 제 독후감에 대해 비판하셔도 좋습니다. 제 생각에 잘못된 것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댓글()
  1. 성치율 2019.10.31 09: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한심한 생각만 듭니다. 북한이 좋다고 하면 빨갱이 친북 이렇게 말하겟죠? 북한이 나쁘고 좋은건 정확히 구분하면 북한 국민은 우리와 한 민족으로 우리가 원수로 대해야 할상대가 아니라는것이고 지도층에 있는 인간들이 사상을 내세워 국민을 지배할려고 하는데서 비롯된것이죠. 마찬가지로 일본국민들이 나쁘다고 보는 한국 사람은 없습니다. 일본 지도층중 군국주의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간들이 많다는게 문제인것이지. 왜 우리가 그런 사람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말을 해서는 안되는것이죠

    • BlogIcon bskyvision 심교훈 2019.10.31 1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 감사합니다.^^ 인간이란 존재는 선과 악을 모두 갖고 있죠. 완전한 선한 사람도 완전히 악한 사람도 없죠. 그런 맥락에서 일본도, 북한도 대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