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6 00:24:39

요즘 유튜브를 이용하지 않는 분은 아마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전국민의 50% 이상이 유튜브 영상의 소비자거나 제작자거나, 둘 중 하나에는 속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지하철에서 유튜브 영상을 보고 계실 때가 많더라구요. 젊은 사람들과 애들은 말할 것도 없죠. 

 

저도 이런 시대 흐름에 편승해서 올해 초에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동시에 운영하려니까 쉽지 않더라구요. 공학박사과정을 밟으면서, 또 동시에 애기 둘을 키우면서, 기존에 해오던 블로그에 유튜브까지 하려니 말이죠. 세 달 정도 해보니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3개월간 삶이 그다지 즐겁지가 않았습니다. 기존에 즐겁게 하던 블로그도 부담으로 느껴지더라구요. 

 

이런 상황 가운데 유명 블로거 마크 맨슨의 <신경끄기의 기술>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선택과 집중", 중요한 것에, 자신이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고 다른 것들에는 관심을 끄라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저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유튜브와 블로그 중 하나만 해야한다면?

교훈: 블로그.

 

나는 유튜브를 왜 시작했지?

교훈: 유튜브가 대세라서. 블로그보다는 돈이 될 것 같아서. 

 

나는 왜 블로그를 시작했지?

교훈: 글을 쓰는 것이 좋아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좋아서.

 

이렇게 질문을 던지고 나니 분명해졌습니다.

교훈: 유튜브는 그만하자. 아직 영상 몇 개 안 만들었을 때 그만하자. 

 

이렇게 결단하고 나니 마음이 정말 홀가분하더라구요. 중요한 일들이 꽉 차있는 이 시점에 유튜브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왜 제가 유튜브는 포기하고 블로그에 집중하기로 결단을 내렸는지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블로그가 유튜브보다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봤습니다. 

 

블로그가 유튜브보다 좋은 점 6가지

1. 쉽게 수정이 가능하다

많은 경우에 우리가 취급하는 정보는 불변의 진리가 아닙니다.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가변적인 정보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어제 작성한 글 또는 제작한 영상이 불과 한달 뒤에는 부분적으로 맞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정이 용이한 것은 블로그 글입니다. 영상의 경우 수정이 어렵고, 수정을 하려면 사실상 영상을 다시 촬영해야합니다. 물론 수정을 자주하지 않도록 처음부터 완성도가 높게 글을 쓰거나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 좋지만, 그 당시에는 완벽하다고 생각해도 한달 뒤, 1년 뒤에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인간으로서 불가항력적인 것이죠. 


2. 언제 어디서든 글을 쓸 수 있다
영상의 경우 본인의 컨디션과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공공장소라서 사람들이 많거나, 주위 소음을 통제하기 어렵거나, 집 또는 사무실 등의 촬영 장소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영상을 촬영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블로그 포스팅은 손가락만 움직일 수 있는 건강과 멘탈 상태라면 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말이죠.

 

3. 독해력과 작문력을 기를 수 있다 
글을 잘 읽고 잘 쓰는 것은 어떤 직업을 갖던지 간에 상관없이 중요한 능력입니다. 직장인들은 많은 시간을 보고서를 읽고 보고서를 쓰는데 할애합니다. 대학원생에게는 논문을 읽고 눈문을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업 중 하나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의 핵심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또 나의 생각을 논리적인 글로 전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사회 속에서 누군가와 충분히 소통하면 살 수 있습니다. 글을 잘 읽을 줄 알려면, 글을 많이 읽어봐야하고, 글을 잘 쓸 줄 알려면, 글을 많이 써봐야 합니다. 또한 독해력과 작문력은 상호보완적입니다. 글을 많이 써본 사람이 또 잘 읽습니다. 또 잘 읽는 사람이 잘 써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블로그를 통해 글을 계속 쓰다보면 작문력은 물론 독해력도 길러집니다. 저의 경우에는 블로그 활동이 학술논문을 쓰는 일에도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4. 텍스트, 그림, 표, 수식, 코드, 영상 등 다양한 소스를 조합해서 원하는 글을 작성할 수 있다
어떤 정보를 전달함에 있어서는 텍스트만으로는 충분한 경우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독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그림, 영상, 표, 수식, 코드들을 첨부해야합니다. 이 매체들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블로그입니다. 유튜브 채널로는 이 모든 것을 다루기는 어렵습니다. 

 

5. 제작에 걸리는 시간과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어떤 정보를 전달하는데는 몇줄의 문장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를 영상으로 전달하고자 하면, 촬영하고 편집툴로 편집해서 올린다면 그야말로 시간낭비입니다. 그런데 유튜브상에는 사실 그러한 영상이 매우 많습니다. 유익한 정보는 많지 않은데 쓸데없이 길죠. 정말 슬픈 사실은 그런 영상을 올리기 위해서도 제작하시는 분들께서 꽤 많은 시간을 투자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6. 본문 내에서 나에게 필요한 부분을 찾기 쉽다.

영상의 경우 우리가 알고 싶은 내용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시청했는데도 내가 원하는 내용이 없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운이 나쁘면 수십개에 가까운 영상을 시청했음에도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합니다. 허탈하죠. 반면 글의 경우 검색어를 잘 선정해서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검색한다면, 몇 개의 페이지만 클릭해서 방문해도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또한 Ctrl + f 의 방식으로 본문 내에서 필요한 내용을 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저는 앞으로 블로그에 집중할 것입니다.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 목적이었던 "글 쓰는 기쁨, 정보를 공유하는 기쁨"을 다시 누려볼 생각입니다. 

 

블로그를 하고 계시는 다른 분들도 위 6가지 이유에 공감을 하실지 궁금하네요. 여러분의 생각을 공감 버튼과 댓글을 통해서 알려주시는 건 어떨까요?^^ 이상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