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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제가 쓴 글 4

[bskyvision이 쓴 단편소설] 물생(物生) 4화(완결)

이전 화: 물생 3화 물생 4화 그날 자취방에는 이란 주제로 회의가 열렸다. 의견을 낸 내가 회의의 진행자가 되었고, 집에 있는 물건이라면 누구든 자유롭게 발언권을 가질 수 있었다. 우선 나는 주인의 성격과 습관에 대해 토론해 보자고 운을 뗐다. 주인의 성격과 습관에 대해 잘 알아야 우리에게 일어날 일들을 예상할 수 있고, 그에 맞춰 각자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부가적으로 설명했다. "주인님은 자신이 잘생긴 줄 압니다. 자존감이 높아도 너무 높아요. 제 앞에서 얼굴을 이리 저리 돌리며 지긋이 바라보시곤 만족해하시는 표정을 지으시는데 참 난감할 따름입니다." 거울이 울렁거리는 속을 진정시키며 가장 먼저 발언했다. "저도 동의합니다." 셀카 고문을 수없이 받았던 나는 그 심정을 이해했..

일상/제가 쓴 글 2021.01.23 (11)

[bskyvision이 쓴 단편소설] 물생(物生) 3화

이전 화: 물생 2화 물생 3화 "스마트폰, 노트북, 너네, 학교 잘 다녀왔어?" 냉장고가 학교에 다녀온 나와 노트북에게 인사를 했다. "어, 긴 여름 방학이 끝나고 주인님 따라 학교에 가니 기분이 좋더라고. 미래에 대한 꿈과 불안함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캠퍼스! 역시 집에만 있으면 답답해. (말하면서 한편으론 하루종일 집에만 있어야 하는 친구들에게 말실수한 것 같아 미안함을 느꼈다.) 한편으론 주인님이 후배들의 신상 폰과 노트북을 보며 바꾼지 1년밖에 안 된 우릴 또 바꿀까 약간 긴장이 되기도 했어. 요즘 100만원 가까이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1년도 안 되어 바꾸는 일이 허다하잖아." 나는 노트북의 동조를 기대하며 노트북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다행인 건 주인님이 아직 그렇게 크게 부러워하지 않더라고..

일상/제가 쓴 글 2021.01.23 (1)

[bskyvision이 쓴 단편소설] 물생(物生) 2화

이전 화: 물생 1화 물생 2화 일주일이 흘렀고, 개강의 시간이 찾아왔다. 나의 주인은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있는 4학년 공대생이다. 주인은 2학년 때 C학점을 받은 물리전자라는 과목을 재수강 하게 되었다. 공학관 4층에 위치한 강의실에는 얼핏 보기에 주인과 적어도 대여섯 살은 차이나 보이는 풋풋한 학생들로 채워져 있었다. 머리가 반짝이시는 교수님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발전해나가는 나 스마트폰의 입장에서 보기엔 정말 괴짜셨다. OHP라고 불리는 오버헤드 프로젝터를 수업에 사용하고 계셨다. 나는 그날 OHP를 처음 봤다. 학생들의 신기해하는 표정을 보아하니 몇몇 복학생을 제외하고는 그것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이런 유물이 아직도 대학에 있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주인은 옆에 앉은 후배에게 라떼는말이야..

일상/제가 쓴 글 2021.01.23 (1)

[bskyvision이 쓴 단편소설] 물생(物生) 1화

물생(物生)은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써 본 단편소설입니다. 약 2년 반 전에 제가 박사 과정을 시작하고 약간의 슬럼프에 빠졌을 때 쓴 것인데, 이제 공개해봅니다. 부족하지만 재밌게 읽어주세요. 공개하자니 많이 부끄럽네요.^^ 물생은 총 4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생 1화 "너 어제도 새벽 세 시까지 못 잤어?" 에어컨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응. 이 놈의 주인님은 딱히 할 일도 없으면서 자꾸 날 못 자게 만드는지 모르겠어. 침대에 팔 한쪽 베고 누워서 스포츠 기사 봤다가, 동영상 봤다가, 메시지 했다가, 책도 읽었다가, 뭔가 느낀 게 있었는지 메모 앱을 열어 뭔가를 끄적대다가, 여친이랑 달달하게 통화도 했다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일어나서 온갖 멋진 척 다하면서 셀카도 ..

일상/제가 쓴 글 2021.01.2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