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05 20:19:47

**작년(2021년)에 이어 올해(2022년)도 한국대학생스포츠협의회(KUSF)에서 주최하는 스포츠 데이터 분석 교육 프로그램에서 강사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세이버메트릭스 관련해서 작성했던 글들을 리뉴얼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야구에서 주자를 아웃시키는 방법은 크게 포스아웃(force out)과 태그아웃(tag out)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야구 경기를 보다보면 어떤 경우에는 공을 글러브나 손에 잡은 채로 주자를 터치해서 아웃시키는 경우가 있고 그냥 베이스를 밟고 있는 채로 공을 받아서 아웃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자가 태그아웃이고, 후자가 포스아웃입니다. 왜 어떤 상황에서는 터치를 해야만 하고 어떤 상황에서는 그냥 베이스를 밟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요?

 

포스아웃과 태그아웃을 논하려면 우선 포스플레이 상황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정의내린 포스플레이는 "누상의 주자가 다음 타자의 진루로 인하여 강제적으로 다음 누로 진루해야 할 때에 생기는 플레이"입니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선행주자가 뒤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포스플레이 상황입니다. 포스플레이 상황에서는 포스아웃으로 주자가 아웃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는 모두 태그아웃으로 주자를 아웃시켜야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예시1 - 주자 없음

일단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포스아웃은 타자가 땅볼을 치고 1루로 달려갈 때 상대팀 야수(보통 유격수, 2루수, 3루수)가 공을 잡아서 1루를 밟고 있는 선수에게 던져서 아웃시키는 것입니다. 한 경기에서도 열 번 이상은 나오는 상황이죠. 이때는 타자 주자를 터치하지 않아도 아웃이 됩니다. 

 

예시2 - 주자 1루

또 자주 발생하는 포스아웃은 주자가 1루에 있는 상황에서 타자가 땅볼을 쳤을 때 2루로 달려가던 주자를 아웃시킬 때입니다. 이때 야수는 2루로 달려가는 주자를 아웃시키기 위해 터치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공을 받아서 2루를 밟기만 하면 됩니다. 그 다음에 1루로 공을 던져서 공이 타자주자보다 먼저 도착한다면 타자주자도 포스아웃됩니다. 병살플레이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만약 야수가 공을 잡아서 타자주자를 먼저 잡기 위해 1루로 던져서 타자주자를 포스아웃시켰다면 2루 주자를 잡을 때는 태그 아웃을 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2루 주자는 이제 1루로 돌아갈 수 있는 여지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통 병살아웃을 시키기 위해서는 1루보다는 2루에 먼저 공을 던지는 게 일반적입니다. 포스아웃이 태그아웃보다 훨씬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루수가 베이스 바로 근처에서 공을 잡았다면 일단 1루를 밟고 2루에 공을 던져서 병살플레이를 만드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일 수도 있겠죠. 

 

예시3 - 만루

주자 만루 상황에서 타자가 땅볼을 쳤다면 1루, 2루, 3루에 있는 주자들은 뒤로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야수가 홈으로 공을 던지면 3루 주자는 포스아웃이 됩니다. 

 

그런데 만약 만루 상황에서 타자가 땅볼을 친 것을 야수가 잡아서 1루로 던진다면 타자주자는 포스아웃이 되지만 그 다음에 홈으로 공을 다른 주자를 잡기 위해 홈, 3루, 2루 등에 던질 때는 태그 아웃을 해야만 합니다. 타자주자가 죽어버리면서 뒤로 돌아갈 수 있는 여지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예시4 - 1루 주자 도루

1루 주자가 2루로 도루하는 경우에도 태그아웃을 해야합니다. 왜냐하면 1루 주자가 마음을 바꿔서 다시 1루로 귀루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시5 - 주자 2루

주자 2루 상황에서 타자가 땅볼을 쳤을 때는 2루 주자를 잡기 위해서는 태그 아웃을 해야합니다. 2루 주자는 3루로 갈 수도 있고 2루에 그냥 남아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시6 - 주자 3루

주자 3루 상황에서 타자가 뜬공을 쳤습니다. 이때 3루 주자는 야수가 공을 포구하는 순간에 홈으로 뛸 수 있습니다. 이때 주자를 아웃시키려면 태그아웃을 해야합니다. 왜냐하면 3루 주자는 다시 비어있는 3루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시7 - 주자 1, 2루

주자 1, 2루 상황에서 타자가 땅볼을 쳤습니다. 만약 3루수가 공을 잡고 3루를 밟으면 2루 주자는 포스아웃됩니다. 그리고 2루로 던지면 1루 주자는 포스아웃됩니다. 그리고 1루로 던지면 타자 주자도 포스아웃됩니다. 물론 공이 주자들보다 더 빨리 도착했을 경우에만 그렇습니다. 이것이 바로 삼중살입니다. 한 번에 아웃 카운트 3개를 올릴 수 있는 플레이입니다. 한 시즌에 2, 3번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 아주 보기 힘든 플레이죠. 

 

그런데 만약 3루수가 3루를 밟지 않고 2루로 공을 먼저 던진 상황이라면 2루 주자를 잡기 위해서는 태그아웃을 해야만 합니다. 2루 주자는 다시 2루로 귀루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예시8 - 주자없음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자가 우중간 쪽으로 안타를 쳤습니다. 타자주자는 일단 1루를 밟았고 멈추지 않고 2루를 향해서 달려갔습니다. 이때 상대팀이 타자주자를 잡으려면 태그아웃을 해야합니다. 왜냐하면 타자주자는 1루로 돌아갈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포스아웃과 태그아웃에 대해 이런 저런 예시를 들어봤습니다. 포스아웃, 태그아웃 이제 확실히 이해되셨나요? 역시 야구는 알고 볼 수록 더 재밌는 것 같습니다. 혹시 제가 이해하고 있는 것이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꼭 지적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