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04 02:27:46

2016년 2월 17일에 작성한 독후감이다.

 

독후감 

2, 3권 표지 뒷면에 "2004. 3. 17. 아빠가 교훈이에게"라고 적혀있는 걸로 봐서는 2004년 고등학생 2학년 때 읽었던 것 같다. 원래 집에는 1권만 있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읽다가 아버지에게 2, 3권을 사달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어렸을 때라서 이 책을 읽고 나서 딱 들었던 느낌을 하나의 형용사로 정리하자면 '통쾌함'이었다. 남북이 비밀리에 핵무기를 합작으로 제조해서 우리나라 사람의 대부분이 역사적 반감을 가지고 있는 일본에 핵을 쏴서 그들의 콧대를 꺾어준 것이 그야말로 속시원했다. 12년이 지난 2016년 오늘 나는 다시 책장을 살피다 그때보다 더 누렇게 변한 1권을 다시 손에 잡았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실시하고, 남북교류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이 문을 닫는 이 상황이 무의식적으로 나를 이 책 앞으로 인도한 것 같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1권


책 겉표지에 적혀 있는 대강의 줄거리를 옮겨 적겠다. 

"한국이 낳은 천재 물리학자 이용후는 노벨상의 명예와 보장된 영화를 버리고 돌아온 조국에서 핵 개발 도중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잇따른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 두 사람의 죽음으로 묻혀버린 비밀 유산과, 그것을 찾으려는 미국의 음모! 10여 년 후, 한 기자의 끈질긴 추적 끝에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는데..." 

이 소설은 실제적 역사를 모티브로 쓰여진 소설이기 때문에 어떤 부분까지가 팩트(fact)인지 픽션(fiction)인지 헷갈릴 수 있다. 특히 나와같은 골수 공대생들은 더더욱이.. 사실 읽으면서 너무 부끄러웠던 것은 '유신', '12.12.사태', '광주항쟁' 등 이런 단어들을 많이 듣기는 했었지만 어떤 사건들인지는 잘 모르고 있었던 내 역사적 지식 수준이었다. 연신 네이버에 검색해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책의 한 페이지에 '근현대사 공부 필요'라고 적기도 했다. 역사공부의 필요성을 일깨워 주신 것에 대해 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 

저자는 한반도를 둘러싼 그 당시의 국제 정세에 대해서 아주 잘 그리고 있다. 사실 전체적인 정세는 그 당시와 지금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한 민족으로 서로 하나되려고 힘쓰지만 정말 통일이 되기 원하는가 의문이 되게 행하는 남한과 북한, 남한의 가장 강력한 우방국가이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전세계를 통제하려고 하는 미국, 사회주의 국가로서 북한의 오랜 친구지만 이제 전세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굳히려다보니 북한을 대놓고 편들기 어려운 중국, 대륙 진출에 대한 야심을 갖고 교묘하게 한반도를 압박하는 일본 등. 이 복잡 미묘한 관계 속에서 기본적으로 모든 국가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한 번 친구가 영원한 친구였으면 좋겠는데, 이익이 되지 않으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좀 더 분명히 말하면 친구관계가 아니라 비지니스 관계다. 서글픈 일이다. 그렇다면 이런 비지니스 관계 속에서 우리는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까?

지금 북한이 핵을 의지하는 것처럼 남한은 미국의 군사력을 의지하고 있다. 최근에 한,미 양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가 논의 되고 있는데 이것은 정말로 우리나라를 위한 것일까?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를 전적으로 의지해서 잘 된 경우는 찾기 어렵다. 도와준 나라는 그만큼의 보상을 원하고, 그 나라의 영향을 점점 더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 스스로의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나라의 운명을 다른 나라에 맡긴다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믿음이란 정말로 신뢰할만한 대상을 의지하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처럼 남북한이 신뢰를 회복하고 교류해서 진정한 통일을 이루길 간절히 바란다. 요즘의 상황을 보면 기대하기 어렵지만, 이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 꿈을 위해 기도하고 내가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는 우리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최강의 나라가 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가 힘있는 다른 나라의 그런 행동을 똑같이 반복하게 될까 두렵다. 하지만 더 이상 한반도에 더러운 야심을 갖고 다가오는 나라가 없을 정도의 힘은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