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2021년)에 이어 올해(2022년)도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에서 주최하는 스포츠 데이터 분석 교육 프로그램에서 강사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세이버메트릭스 관련해서 작성했던 글들을 리뉴얼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야구 데이터로 순위를 매길 때 중요한 개념인 규정타석과 규정이닝에 대해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규정타석
규정타석은 타자 기록 산정을 위한 최소 타석입니다. 최소 이 정도 타석은 되야 랭킹을 매길 때 끼워준다는 뜻입니다. KBO에서는 전체 경기수에 3.1을 곱한 결과를 소수 반올림한 것을 규정타석으로 잡습니다. MLB, NPB도 마찬가지입니다.
- KBO 규정타석: 전체 경기수(144) * 3.1, 소수 버림 = 446타석
- MLB 규정타석: 전체 경기수(162) * 3.1, 소수 반올림 = 502타석
- NPB 규정타석: 전체 경기수(143) * 3.1, 소수 반올림 = 443타석
왜 규정타석이 필요한지 실례를 들어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2022년 5월 4일) KBO 기록실에서 타자기록을 보면 롯데 한동희 선수가 이번 시즌에 가장 높은 타율(0.424)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동희 선수는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에서 현재 타율이 1등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타율이 한동희 선수보다 높은 선수는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대타로 한 타석에 들어섰는데 안타를 친 경우도 분명 있겠죠. 그러면 타율이 무려 10할이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이런 선수는 랭킹에 껴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규정타석을 채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를 랭킹에 껴주면 순위표는 엉망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노이즈가 많아지는 것이죠. 그래서 표본수가 어느 정도 되는 선수들의 기록만 랭킹에 반영하는 것이고 그때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규정타석인 것입니다.
규정이닝
타자에게 규정타석이 있다면 투수에게는 규정이닝이 있습니다. 규정이닝은 투수 기록 산정을 위한 최소 이닝을 뜻합니다. KBO, MLB, NPB에서는 전체 경기수에 1을 곱한 것이 규정이닝이 됩니다.
- KBO 규정이닝: 전체 경기수(144) * 1 = 144이닝
- MLB 규정이닝: 전체 경기수(162) * 1 = 162이닝
- NPB 규정이닝: 전체 경기수(143) * 1 = 143이닝
투수의 경우 선발투수가 아닌 이상 규정이닝을 채우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불펜 투수의 경우 매일 등판해서 1이닝 이상을 책임져야지만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모르겠는데 1999년(132경기)에 임창용 선수가 선발등판 없이 138.2이닝을 던져서 규정이닝 채운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중요!
중요한 것은 타자, 투수 기록 중에서도 비율과 관련된 기록을 산정할 때 규정타석, 규정이닝이 사용됩니다. 비율 기록(타율, 출루율, 방어율 등)이 아닌 누적 기록(홈런 개수, 탈삼진 개수)은 규정타석, 규정이닝이 사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긴 하지만, 규정타석을 채우지 않았지만 홈런왕이 될 수도, 규정이닝을 채우지 않았지만 탈삼진왕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토니 그윈 룰
타자의 경우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격왕(타율왕)이 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만약 채우지 못한 타석을 모두 아웃 처리했을 때도 타율이 1위면 타격왕이 될 수 있습니다. MLB의 토니 그윈이란 선수가 높은 타율을 유지하고 있었다가 부상으로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단 6타석 부족) 이 규칙이 적용되어 타격왕이 된 적이 있는데, 이것을 계기로 이 규칙에 토니 그윈 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참고자료
[1] https://namu.wiki/w/%EA%B7%9C%EC%A0%95%EC%9D%B4%EB%8B%9D, 나무위키, "규정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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