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순수장타율을 나타내는 지표인 isop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저는 글의 후미에서 2020 정규시즌에 KBO에서 최하위 isop를 기록했던 kt 위즈의 조용호 선수에 대해 잠시 언급했었습니다. 장타는 거의 못 치는 선수이지만, 굉장히 상대팀을 괴롭게 하는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었습니다. 조용호 선수의 장점을 잘 보여주는 지표가 오늘 소개하고자하는 P/PA (pitches per plate appearance)입니다. 조용호 선수는 이 지표에서 1등을 기록했습니다. P/PA는 타석당 투구수를 나타내는 스탯입니다.
조용호선수의 P/PA는 4.46으로 타석에 들어섰을 때마다 평균적으로 투수로하여금 4.5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는 뜻입니다. 만약 이런 선수들로 라인업이 채워진다면, 선발투수가 아주 잘 던져서 한 회에 한 명의 출루만 허용해서 4명의 타자만 상대하더라도 투수는 4.5*4 = 18개의 공을 던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5회만 던져도 이미 18*5=90개의 공을 던진 상황이 되기에 6회에도 등판하긴 어렵습니다. 또한 수비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상대팀 투수 뿐만 아니라 야수들도 훨씬 더 피로해집니다. 따라서 P/PA가 좋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팀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상대 투수의 공을 계속 커트해내서 "용규놀이"라는 별명을 지닌 이용규선수의 2020년 P/PA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P/PA가 높으면서 출루율까지도 높다면 상대팀으로 하여금 정말 성가신 존재일 것입니다. 공을 많이 던지게 했는데 또 안타나 볼넷 등으로 출루까지 성공한다면 상대에게 좌절감을 줍니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NC 다이노스의 박석민 선수의 가치는 높아집니다. P/PA 5위를 기록했을 뿐더러, 출루율(OBP) 1위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선수들의 가치는 스탯 하나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P/PA 하위 5인을 살펴보겠습니다.
하위 5인에 속한 선수들을 보면 대단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장 많은 안타를 쳐낸 두산 베어스의 페르난데스 선수도 있고, 2020 시즌 우승 팀 NC 다이노스의 주전 포수 양의지 선수도 있습니다. P/PA가 낮은 선수들은 공을 잘 쳐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에 상대적으로 방망이를 많이 휘두르는 것일 수도 있는 것이죠.
오늘은 타석당투구수(P/PA)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선구안과 관련된 지표인 볼넷삼진비(BB/K)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야구 데이터 분석가로 취업하는 그날까지 글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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