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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9 12: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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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30일에 쓴 독후감. 

 

최근에 우연한 기회에 <이 땅에 태어나서 나의 살아온 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을 읽게 되었다. 여기서 "나"는 바로 고 정주영 회장이다.

 

원래 자서전이라는 것은 아무리 저자가 객관적으로 겸손하게 쓴다고 해도 자연히 과장될 수 밖에 없다. 자기 이름에 먹칠하기 위해 자서전을 쓰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것을 감안하고 읽어도, 정주영 회장은 참으로 대단한 인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면 지금도 어디서든 정주영 회장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현대 차를 타고 출근을 하거나, 현대 카드로 물건을 샀거나, 서울 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거나, 전북 현대의 축구 경기를 보거나, 현대 건설이 지은 건물에서 살고 있거나, 등등 우리는 현대라는 이름을 하루에 적어도 한 번은 보게 된다. 그 이름과 관련된 회사에서 삶을 꾸려가는 사람만 해도 수백만은 될 것이다. 

 

물론 정주영 회장 혼자 이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수많은 동료들, 직원들이 함께 피땀 흘려 일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하지만 미래를 먼저 내다보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불도저 같은 의지로 이런저런 사업에 착수하고,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끝까지 도전했던 정주영 회장이 없었다면 아마 많은 일들이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업들이 아주 느리게 진행되었거나, '저건 불가능해', '실패하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운 마음에 아예 시도조차도 안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우리 할아버지 세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일제 시대에 태어나서 갖은 모욕을 당하며 살다가, 해방되었으나 6.25 전쟁으로 인해 더 황폐된 국토에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밤낮 일터에 나가 지금의 경제 강국 대한민국을 만들어 온 그 분들 말이다. 정주영 같은 사람들이 모이고 모여서 산업화를 이룩해 낸 것이다. 그분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중 하나로 국제 사회에서 소개되고 있을 것이다.  

 

물론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 가운데, 노동자의 인권 등이 충분히 다뤄지지 못한 점은 분명히 아쉬운 부분이지만, 그렇다고해서 그분들의 헌신과 수고를 깡그리 무시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요즘 주변을 보면 할아버지 세대가 이룩한 산업화를 너무 쉽게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감히 우리가 뭔데?"

 

시대마다 갖고 있는 어려운 점은 모두 다르다. 우리 시대는 극심한 취업난으로 인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어려운 시대라고 많이들 이야기 한다. 그러나 나는 지금 시대가 우리 할아버지 시대보다는 결코 어렵지 않다고 확신한다. 아니, 일제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것만 해도, 전쟁을 겪지 않은 것만 해도 엄청나게 좋은 환경에서 우리는 생활해온 것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 가운데 그저 열심히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다른 시대를 사셨던 분들을 깎아내려서 자위하면서 살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의 후손들은 우리를 보고 가장 부요한 때에 태어났지만 가장 게으르고 무기력했던 세대라고 폄하할 지도 모른다. 우리가 정신 차리지 않고 산다면 말이다. 우리가 한 일은 결국 다 부메랑처럼 돌아오게 되어 있다. 이전 세대의 공과에 대해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존경할 것은 존경해야, 우리도 추후에 그러한 대접을 받는다.  

 

우리나라를 헬조선이라고 지칭하는 자들의 말을 우리 할아버지께서 들으시면 이렇게 말씀하실 것 같다.

 

"니들이 진짜 헬조선의 맛을 알아?ㅋㅋ"

 

너무 힘든 삶을 사신 분들이 원래 노파심에 말도 많이 하시는 것이다. 우리도 군대 2년 갔다 온 것으로 평생 안주거리 삼지 않는가. 그러니 너무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몰아 세우지 말자. 우리도 머지 않아 그 나이가 될 테니. 그렇다고 해도 너무 말씀이 많으시고 잔소리가 많다면, 한 귀로 잘 흘리는 스킬을 잘 발휘하자.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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