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16 00:19:19

어렸을 때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여전히 잘 모르는 것이 있었다. 바로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성결교, 오순절, 구세군, 루터교, 성공회 등 수많은 기독교 교파 간의 차이점이다. "왜 이렇게 개신교가 수많은 교파로 나뉘게 된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은 항상 있었지만 제대로 해소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러던 중에 현재 신학교를 다니고 있는 <그의별>님께서 이 책을 추천해주셨다. 

 

전희준 지음

<기독교 교파 한눈에 보기>

이레서원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리 속에 나름대로 정리된 것을 적어보려고 한다. 내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도 포함되어 있기에, 책의 내용을 정확히 요약해내지 못했을 수 있다는 점 양해하고 읽어주시길 바란다.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이자 인류의 구원자로 믿는 종교가 바로 기독교다. 기독교는 가장 큰 범위에서는 로마 가톨릭교회, 동방 정교회, 개신교로 나뉘어져 있다. 초대 교회에는 전 세계 교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교구가 5개가 있었다고 한다.

 

로마, 콘스탄티노플, 알렉산드리아, 안디옥, 예루살렘

 

이 중 로마 교구가 전세계 교회 운영에 더 주도권을 갖고자 하는 움직임에 나머지 교구들이 반대하여 둘로 나뉘어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로마 교구가 서방교회가 되었고, 나머지 교구들이 모여서 동방교회(동방 정교회)가 되었다. 1054년의 일이라고 한다. 

 

로마 -> 서방교회

콘스탄티노플, 알렉산드리아, 안디옥, 예루살렘 -> 동방교회

 

그 후에 이제 서방교회는 16세기의 종교개혁으로 인해 천주교(로마 가톨릭교회)와 개신교로 또 다시 나뉘어진다. 루터, 칼빈 등의 종교개혁자들이 그 당시 교회가 기독교 신앙의 본질에서 많이 벗어났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서방교회 -> 로마 가톨릭, 개신교

 

또 그 이후에 개신교는 장로교, 루터교, 성공회, 감리교, 침례교, 성결교, 오순절교, 구세군으로 나뉘어진다. 나뉘어진 이유는 성경을 해석함에 있어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개혁주의, 루터주의, 웨슬리주의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 장로교는 개혁주의를 따르고, 루터교는 루터주의를 따르고, 감리교, 성결교, 오순절교, 구세군은 웨슬리주의를 따르고, 침례교와 성공회는 그 신학들이 융합되어 있다고 한다.

 

개혁주의 -> 장로교

루터주의 -> 루터교

웨슬리주의 -> 감리교, 성결교, 오순절교, 구세군

혼합 -> 침례교, 성공회

 

루터주의는 개혁주의와 큰 틀에서는 비슷하다고 하니, 개혁주의와 웨슬리주의에 대해서만 좀 더 살펴보겠다. 이 둘은 구원에 있어서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책임 중 어디에 좀 더 강조점을 두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개혁주의는 하나님의 주권을 좀 더 강조하고, 웨슬리주의는 인간의 책임을 좀 더 강조한다. 개혁주의에서는 인간이 구원받는 것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이기 때문에 인간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본다. 반면, 웨슬리주의에서는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가 구원을 받지만 우리가 협조해야한다고 말한다.

 

사실 어느 쪽이 완벽하게 하나님의 뜻에 더 부합하다고 말하긴 쉽지 않은 것 같다. 어떤 성경 구절들은 개혁주의를 지지하는 것 같고, 어떤 성경 구절들은 웨슬리주의를 지지하는 것 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개혁주의가 웨슬리주의에 비해 좀 더 오류가 적다는 생각을 하기에 개혁주의를 따르는 장로교회를 다니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자연스럽게 장로교회를 다닌 환경적 이유가 그런 관점을 갖게 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또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다고 생각한다. 

 

안 믿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정치적인 이유와 교리적인 이유로 교회가 분열된 것이 우습게 보일 수도 있고 "그게 무엇이 중헌디"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 역시도 정치적인 이유로 분열된 것들에 대해서는 상당히 아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교리적 이유로 분열된 것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기독교인들은 성경의 가르침대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성경을 어떻게 해석하는가가 우리 삶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그러한 교리에 있어서 입장 차이가 생기다보니 함께 가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개신교도들은 장로교회를 다니든, 감리교회를 다니든, 침례교회를 다니든 관계없이, 교회에 다니는 분들에 대해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 형제자매라고 생각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이자 구원자로 믿는 것에서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주교와 동방 정교회가 믿는 교리에는 상당히 위험한 구석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교황, 마리아, 성상, 성화 등에 지나친 권위를 부여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상숭배는 개신교인들도 조심해야한다. 특정 목사를 존경하는 수준을 넘어 맹신하는 경우를 종종 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신자들은 소속된 교회의 목사의 말을 잘 새겨 들어야 하지만, 목사가 의도적으로 하나님의 뜻에 위배되는 것을 말한다면 순종해선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성도 개개인이 성경을 열심히 읽고 연구하여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성경에 대한 해석을 무조건 남에게 맡겨 버려선 안 된다. 만약 모든 신자들이 무조건 교황, 주교, 신부, 목사 등의 말에 맹종했다면 16세기의 종교개혁은 결코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교회를 오래 다녔지만, 교파의 차이를 잘 모르는 분들은 이 책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어려운 주제지만 술술 잘 읽히도록 저자께서 잘 정리해주셨다. 

 

(이 글은 2021-2-16에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