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6 00:30:29

지난 시간에 OPS를 계산하면서 장타율(SLG)이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복습하자면, OPS는 출루율 + 장타율이었죠? 

 

그런데, 세이버메트릭스 스탯 중에는 isop라는 것도 있습니다. isop는 isolated power의 약어입니다. 순수장타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더군요. 타자의 순수한 파워를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것인데, 왜 굳이 장타율이라는 것이 있는데 isop라는 것도 생겨난 것일까요? 

 

장타율

먼저 장타율을 계산하는 식을 살펴보겠습니다. 장타율은 1루타를 포함해서 계산을 했었습니다. 다음과 같이 말이죠.

 

장타율 = (1루타갯수 + 2루타갯수*2 + 3루타갯수*3 + 홈런갯수*4) / 타수

 

장타율을 계산하는 식을 보면, 1루타보다는 2루타에, 2루타보다는 3루타에, 3루타보다는 홈런에 좀 더 큰 가중치를 부여한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isop

isop

 

그런데, 장타율을 구하는 데 있어서 1루타, 즉 단타의 갯수도 반영했던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1루타의 갯수를 빼고, 2루타, 3루타, 홈런에 각각 1, 2, 3의 가중치를 줘서 다음과 같은 식을 만들었습니다. 

 

isop = (2루타갯수 + 3루타갯수*2 + 홈런갯수*3) / 타수

 

이미 타율과 장타율을 알고 있다면, isop는 쉽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isop = 장타율 - 타율

 

어떻게 이렇게 계산될 수 있는 걸까요? 한번 전개해보겠습니다.  

 

위와 같이 장타율에서 타율을 빼주면, 위에서 살펴보았던 isop 식이 나오죠? 이렇게 함으로 좀 더 장타를 치는 능력에만 집중할 수 있는 지표가 생겨난 것입니다. 

 

2020 KBO 정규시즌 isop 순위를 살펴보자

지난 시즌 KBO의 장타율 상위 5인과 isop 상위 5인을 각각 살펴보겠습니다. 

 

장타율

1. 로하스 0.680

2. 양의지 0.603

3. 나성범 0.596

4. 라모스 0.592

5. 최형우 0.590

 

isop (순수장타율)

1. 로하스 0.331

2. 라모스 0.313

3. 양의지 0.275

4. 나성범 0.272

5. 최정 0.268

 

 

대체적으로 순위에 큰 차이는 없는데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장타율에서 5위였던 최형우 선수의 경우, 순수장타율은 9위에 랭크되었습니다. 반면, 장타율에서 10위였던 최정 선수가 순수장타율에서는 5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순수하게 파워만 따지자면, 최정 선수가 최형우 선수보다 좀 더 낫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형우 선수는 총 185개의 안타를 쳤는데 그 중 단타가 119개였습니다. 안타를 쳤을 때 119/185 = 0.643의 확률로 단타가 나온 것이죠. 안타 3개 중 1개 정도가 장타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최정 선수는 총 122개의 안타 중에 단타가 67개였습니다. 67/122 = 0.549의 확률로 단타가 나온 것이죠. 안타 두 개 중에 하나는 장타였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isop 지표를 살펴보면, 순수하게 장타를 더 잘치는 선수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isop가 높더라도 타율이 너무 떨어진다면, 그 선수를 스타팅 멤버로 뛰게 하긴 어려울 수 있겠죠. ㅎㅎ 

 

반대로 isop는 정말 낮지만 지난 시즌에 대단한 활약을 보여준 선수도 있습니다. 바로 kt 위즈의 조용호 선수입니다. 조용호 선수의 isop는 0.037로 매우 낮습니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에 뒤에서 1등입니다. 그러니까 거의 모든 안타가 단타였다는 뜻입니다. 3루타와 홈런은 단 한 개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조용호 선수는 제가 응원하는 팀의 투수들을 정말 괴롭게 만드는 타자였습니다. 공을 최소 5-6개는 던지게 하고, 어떻게든 볼넷이나 단타로 살아나가는 조용호 선수를 만날 때마다 상당한 피곤함을 느꼈습니다. kt 위즈의 선전에는 조용호 선수의 공도 상당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인사

오늘은 타자의 순수한 장타력을 따져볼 수 있는 isop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재밌으셨나요? 다음에도 유익한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세이버메트릭션으로 취업하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