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까지 오직 교수를 생각하며 석사, 박사 공부를 해왔습니다. "나의 Lab을 잘 꾸려서, 학생들을 잘 키워보자"는 일념 하나로 지금껏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만약 교수의 길을 가지 않고 취업을 한다면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좋을까라는 질문을 요즘 자주 던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출국 길이 막히면서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가 연구해온 컴퓨터비전 분야에 지원하는 것이 정석이겠지만, 요즘 들어 조금 색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컴퓨터비전 중에서도 이미지품질평가(image quality assessment)만 집중적으로 해오다보니, 제가 아는 세계가 너무 좁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내가 우물 안 개구리일 수도 있겠다.'
저는 좀 더 저의 세계를 확장해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생각하고 있는 분야가 "스포츠 데이터 분석"입니다. 스포츠 중에서도 특히 야구 데이터 분석에 관심이 있습니다. 야구 데이터 분석을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세이버메트릭스는 기본적으로 야구에 대한 지식과 통계분석, 머신러닝, 딥러닝에 대한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입니다.
이 분야가 재밌겠다고 생각이 든 이유는 우선 제가 야구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중학생 시절부터 야구라는 친구는 제가 항상 보고 싶지만 맘 편히 볼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야구 경기를 1, 2회 시청하다가 학원을 가야했고, 공부를 해야했고, 연구를 해야했고, 아기를 봐야했습니다. 제게 누군가 매일 하라고 해도 전혀 질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은 야구 경기 시청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미지품질평가를 연구해오면서, 자연스럽게 통계, 머신러닝, 딥러닝에 관한 지식도 상당 부분 쌓여있는 상태입니다. 그 지식을 야구 데이터 분석에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흥분됩니다. 저에게 있어 "덕업일치"하기 가장 좋은 직업이 야구 통계 분석인 것이죠. ㅎㅎ
그래서 앞으로 세이버메트릭스에 관한 글들도 꾸준히 써갈 생각입니다. 사실 그동안 야구 경기를 즐겁게 시청해오기만 했지, 여러 야구 용어들에 대해서 세심하게 살펴보지 않았기도 했고, 또 그것들을 통계적으로 분석해본 일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야구 데이터 분석을 제 업으로 삼으려면 야구에 관한 제 관심을 좀 더 전문화시킬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취미는 그저 취미로 남아 있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저는 일단 한 번 해봐야 제 적성에 맞을지 안 맞을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취미와 일이 일치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을까요?
블로그에 야구 데이터 분석에 관한 글을 하나씩 쓰다 보면, 이것이 제가 잘할 수 있고 재밌게 할 수 있는 것인지 어느 정도 감이 잡히리라고 봅니다. 생각보다 금방 흥미를 잃을 수도 있고, 반대로 점점 더 커져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제가 앞으로 얼마만큼 꾸준히 이 분야에 대해 글을 쓰는 가를 확인해 본다면 그에 대해 어느 정도 판단이 서겠죠.
오늘은 그 첫걸음으로 야구 데이터 분석이라는 카테고리를 개설한다는 것을 여러분께 알리기 위해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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