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2019년 8월 18일에 쓴 독후감이다.
독후감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다. 나는 기본적으로 보수주의자라는 것을.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보수주의가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다. 또한 심각하게 오해하고 있다. 나도 그랬다.
그렇다면 과연 진정한 보수주의는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인 러셀 커크가 영미문화권의 보수주의 사상에 대해서 정리한 것을 살펴보자. 사실 저자는 보수주의는 고정불변한 교리의 묶음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보수주의자들은 아래와 같은 내용들을 동의한다고 본다.
1. 보수주의 사상의 핵심 기둥
1) 초월적 질서 또는 자연법 체계가 사회와 인간의 양심을 지배한다는 믿음.
2) 협소한 획일성과 평등주의 그리고 모든 급진적 체계가 가진 공리주의적 목적이 아니라 다양성의 확산과 인간 존재의 신비에 느끼는 애정.
3) 문명화된 사회는 "계급 없는 사회"가 아니라 질서와 계급을 요구한다는 확신.
4) 자유와 재산은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신념.
5) 법률과 규범을 믿고 추상적 설계에 따라 사회를 구성하려는 "궤변론자, 숫자로만 생각하는 사람과 경제학자"를 불신함.
6) 변화가 유익한 개혁이 아닐 수 있다는 인정.
또한 러셀 커크는 보수주의자들의 생각과는 반대 위치에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급진주의자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상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2. 급진주의(또는 진보주의) 사상의 핵심 기둥
1) 인간은 완벽해질 수 있고 사회는 무한히 발전할 수 있다는 사회 개량론.
2) 전통 경멸.
3) 정치적 평준화.
4) 경제적 평준화.
5) 국가의 운명을 신이 정한다는 것을 혐오.
이 책을 읽으며 내 스스로 정리한 보수주의자와 급진주의자는 다음과 같다. 위 내용들을 내 언어로 정리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보수주의자는 기본적으로 신 또는 초월적 존재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동시에 인간은 죄성을 가진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한다. 인위적으로 평등을 조장하면 더 큰 불평등이 생겨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사유재산을 보장할 때 사람들은 비로소 책임감 있게 성실하게 살아간다고 존재로 살아간다고 본다. 또한 법과 양심을 잘 준수하며 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관습과 전통을 통해서 배우며, 급작스런 변화보다는 신중한 변화를 추구한다.
급진주의자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며, 보수주의자에 비해 인간을 꽤 괜찮은 존재로 본다. 따라서 인간과 인간들이 모여있는 사회는 계속해서 발전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것보다는 새로운 것이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과 사회 내에 존재하는 질서와 다양성을 존중하기 보다는 평준화시키려고 한다. 사유재산을 국가가 필요에 따라 침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보수주의가 말하는 것에 더 많이 공감한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기본적으로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나는 어느날 갑자기 보수주의자가 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보수주의자로 천천히 만들어져 왔던 것이다.
그렇다고 급진주의 사상의 모든 내용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보수주의가 이 세상을 좀 더 현실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고 본다. 현실을 제대로 직시해야 급진주의자들이 말하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유진 피터슨의 책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의 제목처럼 뜬구름을 잡지 않고 현실을 알고 인정하는 가운데 이상향을 추구해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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