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2017년 어느 날에 <결혼행전>을 읽고 적은 독후감입니다.
나는 어딜 가든 짜투리시간에 책을 읽어야한다는 약간의 강박증 비슷한 것이 있다. 그런 연유로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떠나면서 구지 무겁게 세권의 책을 들고 갔었다. 하나는 그때 열심히 재독중이었던 <팀켈러의 일과 영성>과 크로아티아 관련 여행 책 과 그리고 이 책을 가져갔다. 물론 성경도 가져갔다. 일과 영성은 한창 읽고 있던 책이라 마무리하고 싶어서 가져갔다면, 결혼행전은 좀 더 분명한 동기를 가지고 갔다. 이 책의 부제가 그 동기를 노골적으로 알려준다. "솔직하고 담대하게 부부관계를 향유하는 성생활의 모든 것"
성생활만큼 결혼생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또 있을까?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속궁합이라고 해서 성관계에 있어서 남녀가 서로 궁합이 잘 맞는지 결혼 전에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성경도 나도 그에 대해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만큼 성관계가 결혼생활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신자든 불신자든 공통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성생활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공부가 필요하다. 제대로된 지식을 바탕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어떤 운동을 하던 처음에 기초를 제대로 배우지 않고 마음대로 하다보면 그게 고착화되어 나중에 고치려해도 잘 되지 않는다. 영어를 배울 때도 처음에 발음을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콩글리쉬 수준의 발음을 벗어나기가 참 쉽지 않다. 공부를 해도 그냥 무작정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된 방법으로 충분한 노력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그간 성을 야한 영화와 혼전 성관계를 통해서 배워왔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왜곡되고 죄책감으로 얽혀있는 성 지식을 갖고 있다. 제대로 된 것을 배워 교정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성생활의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남편과 아내 모두가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 또한 알려준다. 읽어보고 싶어지지 않는가? 예전에 하나님께 신실하지 못했을 때 봤던 야한 영화들을 생각해보면 오르가즘이 굉장히 희귀한 것처럼 느껴졌다. 뭔가 오르가즘이라는 것이 가뭄에 콩 나듯 가끔씩 있을 듯한 특이한 사건이라는 인상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성관계를 할 때마다 남편과 아내 모두가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단 조건이 있다.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 노력하고,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성관계에 임해야한다.
이제 결혼한지 2개월이 지났는데, 하나님의 은혜와 서로의 노력 가운데 꽤 만족스러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이 책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분명히 점점 더 좋아질 거라고 믿는다. 아직은 서로에 대해서, 성에 대해 초보지만 점점 전문가가 될 테니 말이다. 제대로 된 이론과 사랑 넘치는 실전을 통해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 부부와 주님께서 주신 배우자와 함께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모든 부부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연구를 하는 사람으로서 그냥 당연한 이야기를 논리적 전개없이 나열해 놓은 책들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책은 저자가 주장하는 바에 대해서 충분한 사례와 연구 결과로 뒷받침해주기 때문에 꽤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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